나는 아프신 부모님과 잘 살고 있습니다.24 가정간호 추석차례상 가족과 함께하는 의미 엄마가 퇴원 후 5번째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집에 처음 와서 첫 추석을 보낼 때가 생각난다.그때는 아빠가 엄마를 보며 안타까워하며"여보. 정신 좀 차려봐요. 오늘이 추석이에요~~ 애들이 다 모였어요......" 하시며 말끝을 흘리셨는데안타까워하고 늘 조바심 내던 아버지가 먼저 차례상을 받을 줄이야....어제 준비해놓은 음식들을 꺼내 놓는다.아이들도 다 커서 차례상 차리는데 손발이 척척 맞는다. 아들은 병풍과 상을 꺼내오고, 딸아이는 가지런히 제기 위에음식을 담는다. 음식 담은 제기를 상위에 홍동백서, 조율이시에 맞게 배치하고 한쪽에서는 엄마도 한참 준비 중이다.아침에 목간거즈를 갈고, 내관과 가온가습 티자관 교체하고, 눈과 얼굴 깨끗이 씻고 기저귀도 살피면 드디어 식사를하기 위해 휠체어에 앉는다. 둘째.. 2024. 9. 17. 내 형제들에게 배우는 자비. 오늘은 엄마를 보는 날.간단히 인수인계를 마치고 엄마를 살피다 보니, 발목에 수건이 둘러져 있다.뭐지 싶은 마음에 풀어보니 차가운 얼음찜질팩이 있다.시퍼렇게 멍이 들고 부어있는 엄마발.발바닥과 발목은 꽤 부어있고, 발바닥 쪽은 푸르스름한 색을 띠고 있다. 조심스레 엄마를 대한다고 하지만 표현을 못하는 엄마의 몸은 가끔 이렇게 멍자욱이, 붉은 마찰자국이, 손이나 발목이 부어있기도 하다. 언제, 왜 그랬는지 모르는 이런 몸의 상흔들은 종종 발생하는 일이긴 하지만 늘 긴장하게 된다. 언니에게 전화를 하니 언제 그랬는지 몰라 더 속상해하며 찬 찜질과 식사 시 발을 좀 올려 달라고 당부한다. 휠체어에 앉아서 식사하는 시간이 하루 중 유일하게 앉아있는 시간이기에 식사는 그대로 앉아서 먹기로 하고식사하는 2시간 동.. 2024. 7. 15. 아버지와 벌레 "엄마! 엄마~~~~~!"저 목소리톤과 절박함에서 단박에 알수 있다. 엄마를 찾는 이유. 나도 처음부터 이렇치는 않았다.나에게도 아빠가 있었을때 나도 아빠를 저 목소리톤으로 절막하다는 듯 아빠를 찾았다. 날씨가 풀리면서 굳게 닫혀 있던 창문을을 열어놓고, 숲세권에서 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새벽녁의 차가운 공기와 아침나절의 분주한 새소리.작은아이 방은 바로 외벽이라 창문을 열어놓으면 졸졸흐르는 물소리도 퍽이나 운치가 있어서 내 최애 장소가되기도 한다. 그래서 밤늦게까지 창문을 열어 놓고 책상의 스텐드불 하나에 의존해 독서를 하면 이 우주에물소리와 나와 책만이 공존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러다 점점 여름으로 다가갈수록 내 평화로움을 방해하는 적들이 진격해 오기 시작했다. 방충망을 뚫고 들어오는.. 2024. 7. 2. 가족공동체- 함께 나이들어 가기 함께 나이 들어가는 우리 형제들 중 오늘은 큰언니 생일이다. 62세. 환갑이라고 호들갑 떨었던 것이 엊그제인데, 이제 언니도 60대의 나이를 차근차근 살아내고 있다.큰언니는 유독 먹는것에 관심이 많다.텃밭도 아빠 돌아가시고 나서도 혼자서 도맡아 쌈채소와 고추, 토마토, 가지, 오이 등은 봄에 모종을 심고, 가을에는무, 배추며 김장거리를 심어서 일년에 2번 밭에서 농사를 짓는다. 농사짓는 분들은 다 아는 것처럼 모종 후에도밭의 일은 계속 손을 놀려야 한다. 해충도 잡고, 물도 주고, 풀도 뽑고, 제때제때 따주어야 한다.여름으로 갈수록 푸성귀는 풍성해지고 질릴 때쯤 서늘해지는 바람과 함께 밭의 작물들도 옷을 갈아입는다.나이서열이 제일 위인 큰언니는 주로 우리집의 먹거리를 주관한다. 그래서 먼저 몸의 변화를 .. 2024. 5. 19. 의료환경 병원생활 보호자입장에서 분통터질때 '석션이 의료행위라면서 왜 간호사가 안 하고 내가 해야 하는 거지?' 처음 보호자로 병원생활을 시작할 때 석션 하는 것을 쳐다보는 것도 편치가 않았다. 중환자실에서 입원해 계실 때 기관절개술을 권유받았고, 경황없는 와중에 의사가 '저희 어머니라면 수술합니다'라는 말에 엄마가 편안해지는 거라면 해야지. 믿고 수술을 했다. 그 후 가래가 올라올 때마다 카테터줄을 엄마목 안으로 집어넣어 흡입시켜 배출시키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셕션기 모터 소리도 크고 흉측했고, 엄마의 몸 안에 뭔가를 넣는다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그 석션을 간호사를 부르던가 보호자가 하셔도 된다고 완곡히 말하는데, '그러렁' 거릴 때마다 빨리 빼야 하는 가래를 간호사 올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2024. 2. 20. 비상사태 중증환자 재가환자 간병 코로나 유튜브를 보다 한국을 떠나는 한 외국인이 올린 이야기가 나왔다. 캐나다, 중국, 한국, 일본등에 살았으나 한국에 깊은 애정을 갖게 된 계기를 코로나 때 한국인들은 타인을 위해서 마스크를 쓰고 힘든 시간을 그 어느 나라보다 잘 버텨온걸 가까이서 지켜봐 왔다는.... 주 간병인이던 둘째 언니가 강의를 다녀온 다음날 일어나더니 감기 걸린 거 같다고.. 그런데 폐가 너무 아프다 해서 병원에 갔다. 그리고 받은 결과는 '코로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도 아니고, 강의만 다녀왔는데.... 여행 갔다 온 후 감기로 일주일 동안 콜록거리는 큰언니가 젤 의심스러워 코로나 키트 기를 사 왔으나 검사하지 않겠단다. 뭐 일주일이나 지났고, 코로나라고 해서 딱히 할 것도 없다고...... 5일간의 큰언니 여행기간 동안 다른 식구.. 2024. 2. 17. 우리의 통과의례 관혼상제 관례, 혼례, 상례, 제례를 아울러 이르는 말 [갓 관冠. 혼인할 혼婚.죽을 상喪.제사 제祭] 사람이 살면서 겪는 중요한 네 가지 예식을 관혼상제라고 해요. 관혼상제에는 관례, 혼례, 상례, 제례가 있어요. 관례는 정해진 나이가 되면 어른이 된다는 의미로 치르는 의식이에요. 혼례는 오늘날의 결혼식과 같이 남자와 여자가 부부가 되는 맹세를 하고 약속하는 의식이에요. 상례는 사람이 죽었을 때 치르는 예식을 말해요. 제례는 돌아가신 조상을 위로하기 위하여 치르는 예식이에요. 제사라고도 한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관혼상제 [冠婚喪祭] (천재학습백과 초등 사회 용어사전) 우리 선조들은 인생의 순환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그 의미를 삶에 부여하여 인간이 살아가면서 거치는 네 개의 큰 예식 을 관혼상제라 하여 중.. 2024. 2. 12. 재가환자목욕하기 아프신부모님 목욕돌보기 일요일은 내가 엄마랑 같이 자는 날이다. 하루종일 엄마를 혼자 돌보고 있을 둘째 언니를 생각하며 서둘러 일찍 퇴근했다. 중간에 남동생과 만나 엄마집으로 가니 언니가 엄마침대 위로 올라가 기저귀를 갈고 있다. 머리는 쭈빗쭈빗 나온채 입을 앙 다물고 정리하는 언니를 보니 하루가 어떠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엄마~~ 미라니왔어요. 잘 지냈어? 언니 내가 할테니까 그만 쉬여~~" 대신 언니가 대답해 준다. "울 엄마 오늘 눈도 잘뜨고, 컨디션 좋아. 아까는 똥기저귀 가는데 똥을 옮기다 똥이 똑떨어져, 엄마~~ 똥 떨어졌어! 하니 엄마가 웃어서 같이 한참 웃었어~~ 음~~ 울 엄마 너무~ 이뻐" 하며 엄마 엉덩이를 톡톡 두리들며 입술에 뽀뽀를 한다. 몸이 힘들어도 저런 마음이니 언니가 5년동안 엄마옆에서 또 .. 2024. 2. 11. 우리집 독수리4형제. 남동생의 슈퍼파워 오늘 엄마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나와 내 동생 나아주시고, 사랑과 기쁨으로 길러주셨네~~' 라는 동요를 심심치 않게 엄마 돌보며 부르는데, 오늘은 특히나 이 노래가 와닿는 날. 우리 엄마는 3녀 1남을 차례로 낳으셨는데, 막내가 아들이다. 시골에 계시는 친정할머니가 득남했다는 소식에 시골에서 상경하시면서 한복치마를 거꾸로 입고 오셨다는 이야기는 우리 집 야사 중 하나다. 그 귀한 남동생이 엄마 돌봐드릴때 힘써야 하는 온갖 일들을 도맡아서 한다. 엄마 목욕시키기, 휄체어 이송하기, 볕 좋은 날 엄마이불 ( 커다란 이불부터 다양한 사이즈의 이불들과 담요에 각각 용도의 베개와 체위변경쿠션까지 대략 30여 개가 넘는다) 널고 털기 등등. 엄마가 식사하시는 경관식은 엔커버 400.. 2024. 2. 10.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