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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신부모님8

아버지와 벌레 "엄마! 엄마~~~~~!"저 목소리톤과 절박함에서 단박에 알수 있다. 엄마를 찾는 이유. 나도 처음부터 이렇치는 않았다.나에게도 아빠가 있었을때 나도 아빠를 저 목소리톤으로 절막하다는 듯 아빠를 찾았다. 날씨가 풀리면서 굳게 닫혀 있던 창문을을 열어놓고, 숲세권에서 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새벽녁의 차가운 공기와 아침나절의 분주한 새소리.작은아이 방은 바로 외벽이라 창문을 열어놓으면 졸졸흐르는 물소리도 퍽이나 운치가 있어서 내 최애 장소가되기도 한다. 그래서  밤늦게까지 창문을 열어 놓고 책상의 스텐드불 하나에 의존해 독서를 하면 이 우주에물소리와 나와 책만이 공존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러다 점점 여름으로 다가갈수록 내 평화로움을 방해하는 적들이 진격해 오기 시작했다. 방충망을 뚫고 들어오는.. 2024. 7. 2.
재가환자목욕하기 아프신부모님 목욕돌보기 일요일은 내가 엄마랑 같이 자는 날이다. 하루종일 엄마를 혼자 돌보고 있을 둘째 언니를 생각하며 서둘러 일찍 퇴근했다. 중간에 남동생과 만나 엄마집으로 가니 언니가 엄마침대 위로 올라가 기저귀를 갈고 있다. 머리는 쭈빗쭈빗 나온채 입을 앙 다물고 정리하는 언니를 보니 하루가 어떠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엄마~~ 미라니왔어요. 잘 지냈어? 언니 내가 할테니까 그만 쉬여~~" 대신 언니가 대답해 준다. "울 엄마 오늘 눈도 잘뜨고, 컨디션 좋아. 아까는 똥기저귀 가는데 똥을 옮기다 똥이 똑떨어져, 엄마~~ 똥 떨어졌어! 하니 엄마가 웃어서 같이 한참 웃었어~~ 음~~ 울 엄마 너무~ 이뻐" 하며 엄마 엉덩이를 톡톡 두리들며 입술에 뽀뽀를 한다. 몸이 힘들어도 저런 마음이니 언니가 5년동안 엄마옆에서 또 .. 2024. 2. 11.
아버지의 유산 필립 로스 아버지간병 필립 로스는 [미국의 목가]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로 여러 상과 책을 출간했지만 나는 [아버지의 유산]이라는 책으로 이 작가의 글을 처음 접했다. 내 흥미를 끈것은 작가의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 식당에서 식사하다가 머리를 식탁에 떨구곤) 혼자 남은 아버지가 나이들어가고 질병에 걸리자 작가인 아들이 아버지를 마지막까지 돌보며 함께 지낸 시간을 사실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표현으로 쓴 자전적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호기심이 일었다. 작가가 네살때 휴가지에서 찍은 사진으로 맨 앞이 저자, 형, 그리고 이민자로 학업을 중퇴하고 유대인으로 질퍽한 삶을 사셨던 저자의 아버지이다. 작가는 이민자신분이자 차별받는 유대인으로 학업도 제대로 못 마친 아버지가 메트로폴리탄 생명회사에서 가족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내면서 굳.. 2023. 12. 17.
돌보는 사람들. 김장하며 돌봄을 생각한다. 이번김장은 작은 아버지집에서 하기로 했다. 작은아버지네는 아빠의 8남매 중 막내남동생이다. 할아버지대에 이어 농사를 계속 지으면서 시골마을을 떠나지 않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면서 딸 둘에 아들 둘을 낳고 그 자식들이 서울로 다른 지방으로 직장과 가족을 꾸리러 떠난 후에도 두 부부가 마지막까지 쌀농사, 밭농사를 일구었으나 작은아버지는 오토바이 사고로 몇 번 입원하고 나이 들면서는 치매가 왔다. 시골에서 논농사일에 밭농사에 젊어서부터 고생을 많이 한 작은엄마는 허리가 ㄱ자로 꺾이더니 늘 말썽이던 무릎관절 수술 이후 나아지기는커녕 혼자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져서 작은엄마도 돌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몇번 정신없이 집 나간 작은아버지를 찾아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리고 나에겐 사촌인 명이가.. 2023. 12. 3.
순리자. 돌봄받는 사람들은 누구나 될수 있다. 몇 년 전 '역행자'라는 책이 발간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자청이라는 이 대단한 저자는 첫 책이지만 몇 년간 준비한 이 책의 제목을 '역행자'라 지은 이유에 대해 인간이 유전자, 무의식, 자의식의 울타리에 갇혀 평범하게 살다 가는 '순리자'의 길을 가지만 5% 정도는 타고난 유전자의 본성에 역행해 돈, 시간, 운명으로 부터 자유를 얻는데, 본성으로부터 거슬러 행복을 쟁취하는 이들을 '역행자'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나도 꽤 흥미롭게 줄 쳐가면서 읽은 책이고, 지금은 아들방 책장에 꽂혀 있다. 신사임당은 단군이래 제일 돈 벌기 쉬운 시대라고 말하는 지금 기존의 직장생활이나 고수익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디지털노매드로 고수익을 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역행자적 생각과 행동들에.. 2023. 11. 30.
아프신 부모님 있으시죠? 우리 같이 고민해요. A선배에게 연락이 왔다. B선배 어머님이 아프다고.. A선배는 우리중 제일 나이많은 선배이고, B선배는 바로 내 위 선배이다. B가 울면서 전화가 왔기에 A선배가 급한 마음에 ( 다른사람에게는 신경쓰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 말라고 얘기했단다 )아는 병원이 있는지 2년여 엄마랑 병원 유람을 한 경험이 있는 나에게 물어보는 전화였다. B선배는 성실하고 심지가 곧은 사람으로 폐끼치는 것을 극도로 신경쓰는 선배다. 그 선배가 얼마나 당황스럽고 힘든 상황일지 그냥 이해가 되었다. 몇번의 메세지와 통화를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받아들일건 받아 들이며 서서히 선배도 어머니도 현상황에서 받아들일수 있는것과 할수 없는것들을 선택해 가며 현명하게 현실에 적응해 갔다. 메세지로는 조심스럽고 짧은 전화통화로는 미쳐 .. 2023. 10. 8.
미.용.고.사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난 지금 엄마와 언니랑 같이 운영하던 한복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처음 가족사업에 늦게 동참하게된 계기는 단순했다. 어느 날 언니가 말했다. "미란아. 엄청 바쁜데 네가 도와주면 좋겠어. 회사를 관두는 건 어때?" 90년대 한복업계는 화려했다. 2단, 3단으로 염색한 원단에 과감한 동양화풍 그림이나 파라핀염색그림도 인기가 있었고, 염색원단에 수화그림으로 다양하고 개성 있는 그림들이 인기가 있었다. 처음 한복길에 들어선것은 그림에 소질이 있는 언니가 엄마에게 말해 엄마랑 언니가 한복화실매장을 연것이 시작이었다. 엄마랑 언니는 나중에 큰언니와 같이 한복그림매장을 운영하다 마음이 안 맞아 엄마랑 언니가 따로 나온 상황이였고, 작은언니는 그림과 염색을 같이 작업하며 늘 늦은 시간까지 작업하.. 2023. 9. 28.
가정은 하루아침에 무너질수 있다. 엄마가 쓰러지셨다. 출근준비를 하는데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빨리 와보라고.... 엄마가 이상하다고...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 다녀온 엄마는 언니를 부르며 이상하다고, 어지럽다고 하시더니 의자에 앉다 어어~~ 하시며 바닥으로 스르르 쓰러지셨다 한다. 119가 오고 엄마를 황급히 언니가 따라나서고, 난 좀 서 있었던 거 같다. "의식은 있으신가요?" "아뇨. 정신을 못 차리세요" 쓰러진 경위를 설명하고... 몇가지 더 물어본 거 같은데 머리가 멍 하다. 현실감 없는 부유감으로 출근준비를 했다. '언제쯤 집에 오시려나.... 언니는 괜찮나....' 전철에서 그런 생각을 한듯하다. 회사에 도착하고 업무준비를 하는데 언니가 전화가 왔다. "울 엄마 뇌출혈이래. 당장 수술 들어가야 한대. 25분 안에 결정하래. .. 2023.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