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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돌보기7

아버지와 벌레 "엄마! 엄마~~~~~!"저 목소리톤과 절박함에서 단박에 알수 있다. 엄마를 찾는 이유. 나도 처음부터 이렇치는 않았다.나에게도 아빠가 있었을때 나도 아빠를 저 목소리톤으로 절막하다는 듯 아빠를 찾았다. 날씨가 풀리면서 굳게 닫혀 있던 창문을을 열어놓고, 숲세권에서 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새벽녁의 차가운 공기와 아침나절의 분주한 새소리.작은아이 방은 바로 외벽이라 창문을 열어놓으면 졸졸흐르는 물소리도 퍽이나 운치가 있어서 내 최애 장소가되기도 한다. 그래서  밤늦게까지 창문을 열어 놓고 책상의 스텐드불 하나에 의존해 독서를 하면 이 우주에물소리와 나와 책만이 공존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러다 점점 여름으로 다가갈수록 내 평화로움을 방해하는 적들이 진격해 오기 시작했다. 방충망을 뚫고 들어오는.. 2024. 7. 2.
의료환경 병원생활 보호자입장에서 분통터질때 '석션이 의료행위라면서 왜 간호사가 안 하고 내가 해야 하는 거지?' 처음 보호자로 병원생활을 시작할 때 석션 하는 것을 쳐다보는 것도 편치가 않았다. 중환자실에서 입원해 계실 때 기관절개술을 권유받았고, 경황없는 와중에 의사가 '저희 어머니라면 수술합니다'라는 말에 엄마가 편안해지는 거라면 해야지. 믿고 수술을 했다. 그 후 가래가 올라올 때마다 카테터줄을 엄마목 안으로 집어넣어 흡입시켜 배출시키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셕션기 모터 소리도 크고 흉측했고, 엄마의 몸 안에 뭔가를 넣는다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그 석션을 간호사를 부르던가 보호자가 하셔도 된다고 완곡히 말하는데, '그러렁' 거릴 때마다 빨리 빼야 하는 가래를 간호사 올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2024. 2. 20.
재가환자목욕하기 아프신부모님 목욕돌보기 일요일은 내가 엄마랑 같이 자는 날이다. 하루종일 엄마를 혼자 돌보고 있을 둘째 언니를 생각하며 서둘러 일찍 퇴근했다. 중간에 남동생과 만나 엄마집으로 가니 언니가 엄마침대 위로 올라가 기저귀를 갈고 있다. 머리는 쭈빗쭈빗 나온채 입을 앙 다물고 정리하는 언니를 보니 하루가 어떠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엄마~~ 미라니왔어요. 잘 지냈어? 언니 내가 할테니까 그만 쉬여~~" 대신 언니가 대답해 준다. "울 엄마 오늘 눈도 잘뜨고, 컨디션 좋아. 아까는 똥기저귀 가는데 똥을 옮기다 똥이 똑떨어져, 엄마~~ 똥 떨어졌어! 하니 엄마가 웃어서 같이 한참 웃었어~~ 음~~ 울 엄마 너무~ 이뻐" 하며 엄마 엉덩이를 톡톡 두리들며 입술에 뽀뽀를 한다. 몸이 힘들어도 저런 마음이니 언니가 5년동안 엄마옆에서 또 .. 2024. 2. 11.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 나이들어야 보이는것. 유사 이래로~~ 유사 이래로 엄마들은 자식의 무사안일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밥을 먹으라는 엄마의 말에는 단순이 밥이 아니다. 그 속에는 걱정과 염려와 사랑이 담긴 말이지만 그 말과 의미는 자식에게 간섭과 짜증과 불편함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짝대기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을 때 우리는 상처받고, 좌절하고, 화가난다. 그럴 바에는 아예 짝대기를 긋지 않는다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장 기본적인 '밥'으로 마음이 뒤숭숭하고 속상해하고 있다가 책을 집었는데 눈에 들어오는 글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이런 글이 있다. 돌과 돌이 부딪쳐 불꽃이 튀듯이 나라는 생각은 '나'와 '처지'가 부딪쳤을 때 공중에 떠오르는 생각이요, 한 점 불티에 지나지 않는 것. 그 불꽃이 어찌 돌의 것이겠는가, 어찌 돌 .. 2024. 2. 9.
돌보는 사람들. 김장하며 돌봄을 생각한다. 이번김장은 작은 아버지집에서 하기로 했다. 작은아버지네는 아빠의 8남매 중 막내남동생이다. 할아버지대에 이어 농사를 계속 지으면서 시골마을을 떠나지 않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면서 딸 둘에 아들 둘을 낳고 그 자식들이 서울로 다른 지방으로 직장과 가족을 꾸리러 떠난 후에도 두 부부가 마지막까지 쌀농사, 밭농사를 일구었으나 작은아버지는 오토바이 사고로 몇 번 입원하고 나이 들면서는 치매가 왔다. 시골에서 논농사일에 밭농사에 젊어서부터 고생을 많이 한 작은엄마는 허리가 ㄱ자로 꺾이더니 늘 말썽이던 무릎관절 수술 이후 나아지기는커녕 혼자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져서 작은엄마도 돌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몇번 정신없이 집 나간 작은아버지를 찾아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리고 나에겐 사촌인 명이가.. 2023. 12. 3.
미.용.고.사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난 지금 엄마와 언니랑 같이 운영하던 한복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처음 가족사업에 늦게 동참하게된 계기는 단순했다. 어느 날 언니가 말했다. "미란아. 엄청 바쁜데 네가 도와주면 좋겠어. 회사를 관두는 건 어때?" 90년대 한복업계는 화려했다. 2단, 3단으로 염색한 원단에 과감한 동양화풍 그림이나 파라핀염색그림도 인기가 있었고, 염색원단에 수화그림으로 다양하고 개성 있는 그림들이 인기가 있었다. 처음 한복길에 들어선것은 그림에 소질이 있는 언니가 엄마에게 말해 엄마랑 언니가 한복화실매장을 연것이 시작이었다. 엄마랑 언니는 나중에 큰언니와 같이 한복그림매장을 운영하다 마음이 안 맞아 엄마랑 언니가 따로 나온 상황이였고, 작은언니는 그림과 염색을 같이 작업하며 늘 늦은 시간까지 작업하.. 2023. 9. 28.
가정은 하루아침에 무너질수 있다. 엄마가 쓰러지셨다. 출근준비를 하는데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빨리 와보라고.... 엄마가 이상하다고...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 다녀온 엄마는 언니를 부르며 이상하다고, 어지럽다고 하시더니 의자에 앉다 어어~~ 하시며 바닥으로 스르르 쓰러지셨다 한다. 119가 오고 엄마를 황급히 언니가 따라나서고, 난 좀 서 있었던 거 같다. "의식은 있으신가요?" "아뇨. 정신을 못 차리세요" 쓰러진 경위를 설명하고... 몇가지 더 물어본 거 같은데 머리가 멍 하다. 현실감 없는 부유감으로 출근준비를 했다. '언제쯤 집에 오시려나.... 언니는 괜찮나....' 전철에서 그런 생각을 한듯하다. 회사에 도착하고 업무준비를 하는데 언니가 전화가 왔다. "울 엄마 뇌출혈이래. 당장 수술 들어가야 한대. 25분 안에 결정하래. .. 2023.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