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4 감기처럼 그냥 지나가기를 기다릴뿐. 여지니랑 헤어지는 날은 늘 싸하니 내 몸 한 모퉁이가 떨어져 나가는 상실감에 시날린다. 그렇다고 헤어지고 또 만남이 있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본능과 같은 이 감정은 이성도 어쩔 수 없다. 감기처럼 그냥 앓고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이십 대에 오직 내가 바라는 것은 '독립'이었다. 스스로 세상을 향해 나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나'를 꿈꾸며 집에서 출가를 꿈꾸었다. 운 좋게 한 번에 고등학교 졸업도 전에 대기업에 입사를 하게 되었고 친구들은 졸업식에서 대학생활에 들떠있을 때 난 빨리 세상에 나가서 내 힘으로 독립을 하고 온몸으로 뭐든 경험할 생각에 피가 끓었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배정된 나의 자리에 앉아 출근하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인사를 건네고, 뉘엿뉘엿 어둠이 .. 2024. 8. 18. 경계가 모호한 삶 중년 대학생인 딸아이가 기숙사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날. 이 시간이면 기차를 타고 있겠구나 도착했을 거 같은데 짐이 많지는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전화를 기다리다 궁금해서 전화를 하니 잠긴 목소리로 약간 짜증 난다는 듯이 ".... 졸려 죽겠는데 이모에게 전화 오고, 엄마에게 전화 오고.... 왜?..."라는 말에 뭐 먹고 싶은지 묻고는 얼른 끊었다. 이것저것 주문해 놓고, 애들볼 생각에 추운 퇴근길 훌쩍이며 도착해 보니 해외여행 갔다 온 아들놈, 기숙사에서 올라온 딸내미의 캐리어 2개가 현관에서 나를 반긴다. 조용한 집안, 각자 자기 방에서 잠들어 있다. 슬쩍 흔들어 깨워보니 밥생각은 없단다. 그래 밥생각 가득한 내 뱃속이나 걱정하자. 나 혼자 먹기 위해 고기를 볶고 야채를 씻고 된장국을 퍼서 식탁에.. 2023. 12. 22. 어떻게 살것인가? 나는 보험회사를 두 번 다녔고, 두 번 퇴사했다. 퇴사의 이유는 두 번 다 언니들의 권유에서 관두게 되었다. 처음에는 둘째언니가 너무 바쁘다며 같이 일 하자고, 일손이 달리는데 네가 도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엄마랑 둘째언니가 한복그림화실을 운영했었는데, 엄마는 그림을 도매상들에게 판매하는 일을 하셨고, 둘째 언니는 그림 그리는 직원 3명을 두며 그림디자인과 염색을 하느라 잦은 밤샘 작업과, 주문 들어오면 시간 내에 작업을 맞추어야 했지만 직원들이 못 그리는 동양화 작업이나 염색은 혼자 맡고 있었기에 보조가 절실히 필요했다. 내가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도와주어야지....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히 도와주어야 하는데 직장과 병행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회사를 그만두는 게 당연하다.. 2023. 12. 20. 난청 잘 안 들리는 어르신과 대화하는 방법 노인성 난청으로 아버지와 대화하기가 더 불편해지자 일상적인 대화는 더 줄어들고, 의사결정과 정보전달 위주의 대화만 주고 받으며 관계가 더 소원해졌다. 어느날 아이들과 대화를 하는데 말이 너무 빠르고 발음이 정확하게 안들려서 뭐라고? 뭐? 몇번 했더니 횡 돌아서 버린다. 아버지가 참 답답하시겠구나.... 그래서 노인성 난청 대상자와 이야기 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1. 대상자의 눈을 보며 정면에서 이야기 한다. 2. 어깨를 다독이거나 눈짓으로 신호를 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3. 입모양으로 이야기를 알 수 있도록 입을 크게 벌리며 정확하게 말한다. 4. 몸짓, 얼굴 표정 등으로 의미 전달을 돕는다. 5. 말의 의미를 이해할 때까지 되풀이하고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6. 말을 알아듣기 쉽도록 천천히 차.. 2023. 8.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