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프신 부모님과 잘 살고 있습니다.24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 나이들어야 보이는것. 유사 이래로~~ 유사 이래로 엄마들은 자식의 무사안일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밥을 먹으라는 엄마의 말에는 단순이 밥이 아니다. 그 속에는 걱정과 염려와 사랑이 담긴 말이지만 그 말과 의미는 자식에게 간섭과 짜증과 불편함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짝대기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을 때 우리는 상처받고, 좌절하고, 화가난다. 그럴 바에는 아예 짝대기를 긋지 않는다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장 기본적인 '밥'으로 마음이 뒤숭숭하고 속상해하고 있다가 책을 집었는데 눈에 들어오는 글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이런 글이 있다. 돌과 돌이 부딪쳐 불꽃이 튀듯이 나라는 생각은 '나'와 '처지'가 부딪쳤을 때 공중에 떠오르는 생각이요, 한 점 불티에 지나지 않는 것. 그 불꽃이 어찌 돌의 것이겠는가, 어찌 돌 .. 2024. 2. 9. 직장인 엄마 그리고 간병 딸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나는 엄마 간병을 위해 병원에서 일주일 중 3박 4일을 지내야 했기에,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기에 나에겐 아픈 손가락인 딸이 벌써 중학교1학년이 되었다. 퇴근하고 집에 와 같이 저녁을 먹는 날인데 저녁을 먹자마자 씻지도 않고 침대에서 잠들었다. 피곤하겠지만 며칠 전 독감도 걸린 터라 씻지도 않고 잠든 것이 못내 불안해서 깨웠지만 못 일어난다. 아들이 동생을 찾기에 씻지도 않고 잠들었네... 했더니 동생방에 들어갔다가 동생핸드폰을 들고 나온다. 내가 엄마옆에서 자는 날에는 아들에게 막냇동생 핸드폰 너무 많이 안 보게 단속을 부탁하곤 했는데, 동생이 잠든 척한다고 생각했는지 내 책상옆에 두곤 씩 웃으며 나간다. 3시간 정도 지났나 방에서 나온 딸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다. ".. 2023. 12. 15. 셕션환자 간병 재가환자 돌보기 1시 반, 4시, 7시 이 시간은 새벽녘 엄마 자세변경하는 시간이다. 저녁시간대라고 석션 (스스로 가래를 배출하지 못하는 경우 기관절개 후 관을 통해 카테터로 기관절개관흡입을 진행 하는데 이를 석션이라 한다)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벽시간에 석션 횟수가 많아지기에 엄마옆에는 늘 간병인이 있어야 하고, 잠자는 시간대에도 움직이지 못하는 엄마의 자세변경은 물론, 기저귀도 2~3번 갈아야 하기에 엄마옆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석션환자를 간병하는 분들은 너무나 공감하는 부분으로 잠자는 시간대에 석션이라도 줄면 그나마 다음날까지 버틸 만 하지만 평소보다도 석션이 더 많은 날에는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지게 된다. 잠이 들만하면 크르릉 가래 끓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고, 자세변경이나 기저귀를 갈.. 2023. 12. 14. 일반적 의료행위와 호스피스 캐어의 차이점 일반적인 의료 행위와 호스피스 캐어의 차이점에 대해 나는 그 경계가 모호하고 애매했다. 그러다 그 차이에 대해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호스피스 간호사가 말한 글을 읽게 되었는데 책 제목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이다. 일반적인 의료행위와 호스피스 캐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호스피스 서비스 담당 간호사인 크리드에 따르면 치료하느냐 아무것도 하지 않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있다는 것이었다. 보통의 의료 행위는 생명 연장에 목적을 두고 있다. 지금 당장은 수술, 화학요법, 중환자실 입원등으로 삶의 질을 희생하게 되더라도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으면 그렇게 한다. 호스피스 케어는 간호사, 의사, 성직자, 사회복지사 등을 동원해서 치명적인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현재의 삶을 최대한 누릴 수 .. 2023. 12. 12. 돌보는 사람들. 김장하며 돌봄을 생각한다. 이번김장은 작은 아버지집에서 하기로 했다. 작은아버지네는 아빠의 8남매 중 막내남동생이다. 할아버지대에 이어 농사를 계속 지으면서 시골마을을 떠나지 않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면서 딸 둘에 아들 둘을 낳고 그 자식들이 서울로 다른 지방으로 직장과 가족을 꾸리러 떠난 후에도 두 부부가 마지막까지 쌀농사, 밭농사를 일구었으나 작은아버지는 오토바이 사고로 몇 번 입원하고 나이 들면서는 치매가 왔다. 시골에서 논농사일에 밭농사에 젊어서부터 고생을 많이 한 작은엄마는 허리가 ㄱ자로 꺾이더니 늘 말썽이던 무릎관절 수술 이후 나아지기는커녕 혼자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져서 작은엄마도 돌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몇번 정신없이 집 나간 작은아버지를 찾아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리고 나에겐 사촌인 명이가.. 2023. 12. 3. 삶의 질은 당신이 받는 돌봄의 질만큼 높아진다. 아파야 보이는것들 나름 유행과 상관없이 나만의 스타일대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알았다. 나도 유행에 나름 민감하구나.... 간간이 병원에 독감환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하고, A형 독감이 유행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어느 날 목이 아프다며 하교한 딸아이의 말에도 몸이 찌뿌둥했던 나도 같이 씻고, 약 먹고, 일찍 같이 잠들었다. 그리고 서서히 우리는 상관없다 여겼던 유행의 길에 들어서고 있었다. 밤새 뜨끈뜨끈한 고열과 오한과 목따가움과 몸살.... 딸아이의 몸상태는 심상치 않았다. 등교는 힘드니 일단 선생님께 알려드리고 아픈 딸아이를 살살달래 코로나키트기로 검사를 했는데 음성. 코로나가 아니면....... 가까운 내과로 가서 증상을 말하니 독감검사를 진행한다. 코로나와 같이 솜뭉치를 콧속 깊이 찔러 넣어서 검사.. 2023. 12. 2. 순리자. 돌봄받는 사람들은 누구나 될수 있다. 몇 년 전 '역행자'라는 책이 발간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자청이라는 이 대단한 저자는 첫 책이지만 몇 년간 준비한 이 책의 제목을 '역행자'라 지은 이유에 대해 인간이 유전자, 무의식, 자의식의 울타리에 갇혀 평범하게 살다 가는 '순리자'의 길을 가지만 5% 정도는 타고난 유전자의 본성에 역행해 돈, 시간, 운명으로 부터 자유를 얻는데, 본성으로부터 거슬러 행복을 쟁취하는 이들을 '역행자'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나도 꽤 흥미롭게 줄 쳐가면서 읽은 책이고, 지금은 아들방 책장에 꽂혀 있다. 신사임당은 단군이래 제일 돈 벌기 쉬운 시대라고 말하는 지금 기존의 직장생활이나 고수익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디지털노매드로 고수익을 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역행자적 생각과 행동들에.. 2023. 11. 30. 아빠돌봄 아버지의간병과 후회 전원주택으로 엄마의 병간호를 위해 이사 오고 나서 실로 아빠는 우리 집에서 제일 힘이 센 분이셨다. 마당과 통해 있는 쪽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텃밭인데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 낫어도 가난과 노동에서 벗어나고자 공부에 매달리고 군인의 삶을 사신 아버지지만 봄이면 텃밭을 갈고 모종을 사다가 심고, 가꾸고 거두는 일들을 억척스럽게 하셨다. "에고~~ 너무 힘들어요" 벗겨진 이마에 땀을 뚝뚝 흘리며 목에 건 수건이 눅눅해진 걸 보면서 "아빠, 즐기면서 하세요. 노동으로 하지 마시고...." 도와주지는 않으면서 싱싱한 채소를 늘 맛있게 먹는 재주는 탁월한 나는 노동의 수고로움이 있어야 농사가 된다는 만고의 진리를 일축하며 밉게도 말하곤 했다. 또 이사 온 해에 큰언니가 마당이 넓어 풀들이 너무 뻗댕기자 다니는 길을.. 2023. 10. 28. 나이팅게일의 돌봄방법 간병은 누구나 할수있는 역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앞에는 늘 '백의천사'라는 칭호가 붙는다. 내 어린 시절 동화책 속 나이팅게일은 램프를 들고 앞장서고 그 뒤를 많은 간호사들이 뒤따르는 그림이었다. 다정하고 온화한 나이팅게일은 어려서부터 아픈 동물들을 보살피는 걸 좋아했고 크림전쟁에서 많은 부상당한 군인들을 돌봐준 수호천사이자 현대 간호학의 선구자라는 것이 내 어린 시절 나이팅게일에 대한 책 내용이었다. 그러나 나중에야 그녀가 용감하고, 탁월한 사회운동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크림전쟁당시 병원시설에 대해 '완전히 혼란스럽고 비위생적이며 비인간적인 생활환경'으로 인해 상처보다 감염으로 더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고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나 기존의 남성위주의 군대와 의료계에 여성혼자의 힘으로 관행을 깨기는 어려웠.. 2023. 10. 27.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