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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

당신 뜻대로 세익스피어 희곡 책읽기

by momhealer 2023. 12. 5.

우리 독서 모임이 2년 정도 되어가고 있는데 희곡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성원은 6명의 회원과 1명의 고문으로 ( 헉 지금까지 한 번도 따로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글 쓰면서 '고문'이란 단어가 떠오르며 정말 적절한 표현이다라는 생각이 번쩍.

우리 모임의 최고령자이자 늘 줌으로 만나는 우리들의 줌대문을 열고 닫는 분이자 책에 대한 이야기가

슬슬 마무리될 즈음 입장해서 전반적인 인생사 이야기와 생각들로 툭 생각하게 만드는 고수)

구성된 모임으로 다 모이는 완전체이기도 하다가 한두 명 빠질 때도 있었으나

멈춘 적은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누구보다 열심히 던 구성원들 중 한 명은 개인적 공부가 밀려서

당분간 빠진다 하고, 한명은 어머니가 아파서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 졌다.

그래서 고민하다 생각한 희곡.

 

만나는 날까지 책을 각자 읽어오고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만나는 날까지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독토모임의 제일큰 부담이었다. 

그래서 시간없는 분들을 위해 책 읽는 시간은 없애고, 같이 모여서 책을 낭독하며,

상대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감정도 느끼며 ,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새롭고 재미도 있겠다 

싶어서 꽤 좋은 생각이라 스스로를 칭찬하며 희곡 읽기로 결정했다.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 한여름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 십이야/ 당신 뜻대로-중

하나인 이 책은 총 5막으로 되어 있고, 2막7장에 나오는

" 이 세상 모두가 하나의 무대요 모든 남녀는 단지 배우에 불과합니다.

무대에 등장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각각 퇴장해요.

인간은 살아생전 여러가지 역을 맡는데 나이에 따라 7막으로 나눌 수 있어요......"

라고 말하는 이 대사는

이 세상은 하나의 무대요, 우리는 각자 자기 인생의 배우다라는

여러말들로 퍼져있는 익숙한 대사가 있는 책이기도 하다. 

2번의 모임으로 책 한 권을 끝내는데, 이번에도 첫 모임에 읽어보니 2시간 모임인데 2장까지 읽게

되었으니 이 책도 2번에 걸쳐서 다음시간에 3장부터 읽어나가면 될 듯하다. 

셰익스피어는 (1564~1616) 8남매 중 셋째로 잉글랜드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1577년경 가세가

기울면서 집안일을 돕느라 학업은 중간에 포기했다. 런던으로 이 주 후 본격 작품활동을 시작으로 명성을 얻고

'영국 최고의 극작가'지위에도 올랐으나 당대 여타 작가들과 다르게 대학교육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늘 다른이가 작가일 거라는 의심도 받아왔다. ( 우리나라 신육복작가의 여성성 논란이 생각남) 

시대적인 배경과 작품해설이 이 책 뒷부분에 상세히 나와 있으니 먼저 이 부분을 읽고

이 책을 읽는것도 좋을듯하다.  현 공작이 형인 전공작을 밀어내고

공작의 자리를 차지했으나 현공작의 외동딸 실리아는 사촌인 전 공작의 딸 로절린드와

사이가 좋다. 그래서 현공작이 로절린드를 추방하자 같이 아든숲으로 향하며 어릿광대 터치스톤을

데리고 간다. 드 보이스경의 첫째 아들 올리버는 막내아들 올랜도를 죽이려 하고

올랜도도 아든숲으로 들어가며 아든숲 속에 스며든 사람들의  대립과 갈등, 4쌍의 남녀 로맨스와 로절린드의

남장여자역할로 상황은 꼬이고, 어릿광대 터치스톤의 실랄한 비판과 풍자등

과장된 대사와 심한 사랑에 대한 은유 그리고 조롱 섞인 말투 들와 어색하게 느껴지는

대사등이 읽기 급급하게 만들며 극에 몰입하는것을 가로막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우리는 희곡이 처음이였다.

독토에서도 처음이지만 우리 인생에서 희곡책 자체가 처음이었다.

처음 첫 책을 읽은 날 팀원들의 감상을 물어보니 팀원 중 한 명은 

"너무 재미없어..... 이 책을 어떻게 구했는데...." 라며 

도서관에 책이 없어 쿠팡에서 급하게 구입해 당일날 받아 봤다며  이 책을 산 것을

원망하기도 한 팀원도 있었다. ㅋㅋ 그렇게 우리는 이 나이에 새로운 경험을 같이 공유하며

날것의 생생함과 어색함과 또 다른 재미를 공유했다.

 

셰익스피어가 누구인가. 전제군주인 엘리자베스여왕이

"영국은 넘길 수 있어도, 셰익스피어는 못 넘긴다"라고 말할 정도로

사랑받고, 근대영어의 잠재력을 끌어낸 인물이라는 얘기를 듣는 온 영국인의

자긍심이고 인류의 유산이라 불리는 사람.

엘리자베스여왕(1558~1603)이 통치하던 시기 런던은 농촌인구가 유입되고

몹시 붐비고 활기가 넘치는 도시였다고 한다.

인구가 급격히 팽창하여 도시는 지저분해지고 수많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북적거리는 런던 사람들과 경제활동 각양각색의 문화활동과 행사.

특히 대중여흥을 위해 번번이 열리는 연극은 셰익스피어의 성장기반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경제적 전환기이자 변혁기에 역동적 사회가 던져주는 풍부한 소재들이 

작품곳곳에 있어서 사회와 역사에 대한 참고서 역할도 한다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아닌가.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상상해 보며 두 번째 시간도 읽어보기로 한다. 

세익스피어 인 러브. 아카데미 7개부분 수상.

 

'당신 뜻대로'  2번째 만남에서 4장을 읽어가던 중 어머니 간병으로 시간내기 어려웠던  반가운 팀원이

늦은 시간에도 들어와 주었다. 

우리는 극 중 인물들도 헷갈리고 이 대사가 남자목소리인지  여자목소리인지도 

구분 못하고 읽던 중 책을 못 구했다는 말에 신속하지만 조용히 책을 내려놓고, 마무리 지었다. ㅍㅎㅎ

(아마 우리가 같이 읽은 책중 2번째로 못 끝낸 책인 듯... )

2번째 시간은 좀 더 자알? 읽고, 좀더 재미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인물들의 대화에서만 유추해야 하는 시대적, 상황적 배경과 말투. 그리고 급작스런 상황의

변화들과 지문이나 복선에 대한 생략등이 몰입하기 쉽지는 않았다. 새삼스레

배우들의 연기력과 대사능력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시간이었다.

 

"영국은 언젠가 인도를 잃을 것이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맞다. 독토가 끝나고 한 팀원은 셰익스피어의 표현력과 은유법등 새롭게 흥미가 

생겨서 다른 작품도 개인적으로 읽어보고 싶어 졌다고 하니 시대를 넘어 아직도 그의 

작품은 인류의 문화유산이자 인간에 대한 통찰력에 대해서는 그 누구에게도 비할 수 없는 작가이다.

 

어떤 팀원의 목소리는 귀에 정확히 전달되며 꽂히는 음색이 있었고, 또 어떤 목소리는 무심한 듯 하지만

쑥스러운 듯 목소리도 있었고 어떤 목소리는 말의 속도와 책 읽는 속도가 똑같은 빠르기와 음조여서 재미있었다.

서로의 얼굴보다는 책에 얼굴을 파묻고, 목소리만으로 오롯이 그 사람과 

그 대사를 듣는 시간이었던 우리의 첫 희곡시간.

늘 같이 읽고, 얘기 나누고 새로운 것을 함께 도전해 주는 우리 독도팀에게

다시 한번 진한 애정과 감사를 느끼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