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역행자'라는 책이 발간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자청이라는 이 대단한 저자는 첫 책이지만 몇 년간 준비한 이 책의 제목을 '역행자'라 지은 이유에 대해
인간이 유전자, 무의식, 자의식의 울타리에 갇혀 평범하게 살다 가는 '순리자'의 길을 가지만
5% 정도는 타고난 유전자의 본성에 역행해 돈, 시간, 운명으로 부터 자유를 얻는데, 본성으로부터
거슬러 행복을 쟁취하는 이들을 '역행자'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나도 꽤 흥미롭게 줄 쳐가면서
읽은 책이고, 지금은 아들방 책장에 꽂혀 있다.
신사임당은 단군이래 제일 돈 벌기 쉬운 시대라고 말하는 지금
기존의 직장생활이나 고수익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디지털노매드로 고수익을 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역행자적 생각과 행동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기에 이 책이 아직도 10위안에 드는 이유일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언제 어디서건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적인 돌봄을 받았기에 성장할 수 있었고, 커서도 돌봄은 내가 느끼건
느끼지 못하건 나의 삶을 지탱해 주는 든든한 대들보이고, 성인이 돼서 내 가족이 생기면
돌봄을 행하는 주체자가 되고 그러다 누구나 자기 뜻대로 신체가 안 움직이는 상태가
되면 돌봄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돌봄을 우리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의미로 우리 인생은 자연의 순리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며 삶을 살아가는 '순리자'들이다
힘겨운 시간을 겪고 있거나 삶의 마지막 단계에 다다른 사람들은 늘 우리 주변에 있지만
의료서비스에 공공시설에 떠맡겨져 있기에 삶과 동떨어진 문제로 와닿지 않기도 하다.
웰빙에 이어 웰다잉에 대해 얘기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의 신체가 뜻대로 제어 안 되는 상황이라든가
자신의 의지가 더 이상 자신이 아니게 되는 상황들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선택할 수도 없이 급격히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멀~~ 찍이 밀어놓고 방관하고 싶어 한다.
역행자로 사는 것도 힘들지만 순리를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는 않다.
우리나라는 22년 6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20.7%이며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25년에는 25%, 30년에는 30%로 이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 한다. 노인 인구 증가는 사회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일단 의료비 지출이 더 많아질 것이고, 소비는 감소할 것이다.
더 이상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노인들은 늘어난 수명에 삶의 질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일하기를 원하는 노인들에게는 일자리 마련이 삶의 질을 높이고
자존감과 삶의 동기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또한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삶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고 싶지 않은 분들에게는 삶의 마지막 단계를 원하는 곳에서 지낼 수 있도록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방법은 먼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다른 나라의 사례나 노인복지정책이 잘 실행되고 있는
나라들의 사례에서 배워볼 수 있다. 일본 같은 경우 지역사회센터에 재활치료사가 근무하고 있어서
재활병원에 안 다녀도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고, 집으로 파견도 된다고 들었다.
우리 집은 엄마가 움직이지 못하니 재활치료사가 집으로 방문하여 일주일에
한 시간 재활치료를 개인적으로 받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부담이 너무 크다.
또한 노인분들의 만성적 질환과 합병증이 많은 만큼 의료진의 연속성이 너무 중요하다.
엄마는 심장질환으로 내과, 노인순환기외과, 피부과, 치과 등을 다니셨는데
각각 병원들이 다 다르고( 발병하여 치료받는 곳이 다르다 보니) 약들도
많다 보니 병원예약시간 조절하고 각 병원마다 치료약들을 알려줘야 하고
병원 간 상호 전달하고 각 병원들을 방문하는 것도 보통일은 아니었다.
나이가 더 드신 초고령노인분들은 일일이 병원방문하는 것도 자녀들이 시간을 내서
같이 방문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가능한 일이 된다.
그 지역에 지정 담당의(가정주치의제도)가 있어서 합병증에 대해 다른 과와
상의하고 전문용어로 이해 안 된 부분을 빠트리고 전달하여 의료공백
( 약을 이중으로 받는다던지, 두 번 검사한다던지)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면 의료비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돌봄에는 말로다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요소가 필요하다.
의료전문지식도 필요하고, 처치하는 기술도 있어야 하고
깊은 관심과 공감과 관찰력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돌봄을 행하는 사람의 일상생활이 유지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물론 경제적인 부분과
돌봄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돌봄을 하는 이들이 일상생활이 유지되어야
돌봄이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한정되지 않고 우리의 삶과 같이 순환될 수 있다.
그래서 돌봄을 하는 이들이 일상생활이 유지되지 위해서는 꼭 지역사회의 돌봄 서비스의 확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정말 한평생 살아온 삶의 마지막 단계를
본인들이 원하는 곳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가능해진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어느 날 갑자기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나이 들어감이 자연스럽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돌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안다.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순리이다. 노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인 우리들의 삶을 위하여 우리는 지금 돌봄에 대해 고민하고
지역사회의 돌봄 서비스에 대해 담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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